오아르미술관은 신라 고분 바로 옆, 전통의 시간과 현대의 감각이 공존하는 경주 노서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특별한 장소에서, 건축가 유현준(유현준건축사사무소)이 설계하고 제효가 시공을 맡아 완성한 이 미술관은, 단순한 미술관이 아닌, 고분을 품은 건축물로서, 시간과 풍경, 예술이 어우러지는 감각적 장치로 설계되었습니다.
오아르미술관을 준비하며 가장 큰 고민은 “고분과 현대미술관이 어떻게 조화로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전통의 상징인 고분과 현대미술의 감각 사이에서 충돌이 아닌 공존과 공명을 이끌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였습니다.그 결과,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고분을 하나의 현대미술처럼 바라보게 하는 건축적 해석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오아르미술관은 ‘3개의 고분을 담은 미술관’이라는 콘셉트 아래,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고분과 조화를 이룹니다:
미술관 정면의 반사율 높은 유리 입면(가로 30m, 높이 12m)에 고분의 풍경이 비칩니다. 건물은 자신을 감추고, 자연과 유산을 비추는 배경이 됩니다.
미술관 내부에서 창틀 없는 유리창을 통해 바라보는 고분은 마치 하나의 파노라마 회화처럼 관람자 앞에 펼쳐집니다. 건축이 만든 프레임이 고분을 ‘작품’으로 재구성하는 순간입니다.
카페 공간 뒤편의 스테인리스 거울면에는 다시 한 번 고분의 풍경이 반사되어 관람자의 시선을 붙잡습니다. 입장부터 내부 이동, 그리고 뒤를 돌아볼 때까지 끊임없이 고분과 마주치는 경험이 이어집니다.
이처럼 오아르미술관은 현대 건축 언어를 통해 천년의 시간을 비추고, 전통과 현대가 서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보이지 않는 전시’의 일부가 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전시를 모두 감상한 뒤 루프탑에 올라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경주의 전경과 함께 다시금 고분의 실체를 마주하게 됩니다.
풍경과 건축, 예술이 하나가 되는 경험. 오아르미술관은 그렇게 완성됩니다.